커피를 마시는 어떤 방법에 대하여
금연을 하는 중이라서 금단 증상이 생긴 것인지, 복잡한 생각들을 많이 해서인지, 머리가 지끈거려 온다.
눈도 아프고 상당히 피곤하다는 신호가 온 몸 여기저기에서 튀어 나온다.
머리가 아플 때는 마그네슘을 먹고 괜찮아진 적이 있었던 덕분에 두통이 엄습해 올 때면 가장 먼저 마그네슘을 챙겨먹곤 하는 습관이 있지만, 하필이면 마그네슘도 없다.
(실제 효과가 있을 때도 있고, 곧 괜찮아질 거라는 자기암시와 함께 플라시보를 노리곤 한다)
머리가 왜 아플까 생각한다.
평소 아침마다 힘겹게 일어나는 편이지만 최근과 마찬가지로 어김없이 정확하게 아침 6시에 눈을 뜨곤(아람이 없이도 정확하다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이다), 월요일의 차 막힘을 피하려 일찌감치 출근해서 분주하게 보냈다.
커피도 한 잔 밖에 마시질 못 했는데, 설마 그 때문 이려나?
물론 지금 상황에서 커피 한 잔 마신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두통이 가시지는 않겠지만, 생각나 버린 김에 간절히 마시고 싶어졌다.
피곤해 누워서 잠들기 직전임에도 따스한 커피 한 모금을 후루룩 마시고 싶다. 아무 커피라도 말이다.
아니, 기왕이면 카라멜 마키아토를 마시고 싶다.
처음으로 마셨던 건 카라멜 마키아토의 맛을 기억한다.
스타벅스에 처음으로 갔던 건 지금으로 부 터 20년 전의 일이었으니, 당시 카페의 체인점화 라는 것 자체도 생소했고 메뉴 이름도 생소하던 카라멜 마키아또.
나중에 카페 알바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스타벅스의 마키아토는 라떼와 구분이 모호하다. 마키아토와 라떼의 차이는 에소프레소에 우유를 부어 넣느냐, 우유에 에소프레소를 부어 넣느냐의 차이로써, 마치 탕수육 찍먹 vs 부먹 처럼 맛과 의미가 서로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든 상관없이 따듯한 우유가 들어간 달콤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
하지만 금연 중이니 커피는 멀리할 것이다.
어차피 자고 일어나면 두통도 사라지고 말 일.
커피 애호가를 양산해낸 문구를 소개하며 잠을 청해 본다.
"때로 인생이란 커피 한 잔이 안겨다 주는 따스함의 문제, 라고 리처드 브로티간의 작품 어딘가에 쓰여 있다. 커피를 다룬 글 중에서, 나는 이 문장이 제일 흡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