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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드라이브 마이 카

by PLEINELUNE 2022. 1. 24.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
여자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드라이브 마이 카
소설도 다시 읽어보고, 영화 관람 소감.

https://youtu.be/ez-Wkp2gjTU

봉준호 감독이 극찬한 영화
상실 후 이해, 치유의 과정까지 이르르는 과정. 각본 영상미 음악 등의 연출이 완벽하고 농밀해서 3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소설을 읽고 들었던 감정은,
'나도 치유 받을 수 있을까?'
'묵묵히 쓸쓸하게 평생을 살아내야만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영화는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원작 소설과 영화 속 연극의 배경을 모르더라도 쉽게 풀어나가서 직관적인 이해를 가져다 준다.

보통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연극이나 뮤지컬 등의 또 다른 연기들은 짧은 호흡으로 임팩트를 주려고 하지만,
드라이브 마이 카 에서는 내내 안톤 체호프의 희극 '바냐 아저씨'와 결을 같이하며 이야기를 풀어 나가서 마치 연극 관람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람에 마음을 잃고, 사람을 포기하게 되지만
결국 사람을 그리워한다.
다른 사람으로 치유 받든 그렇지 못하든 결국 '끝내 살아내야만 한다'


숨막히던 나리타공항의 숏컷



진실을 아는 것은 중요한 것인가?
과거는 중요한 것인가?
10년 전의 일이든 불과 한 달 전의 일이든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그녀가 그 사이에 누구를 만나서 무엇을 했든 중요한 것은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 이었다.
그리고 살아가야만 한다.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워 피했던 빙점을 회피하지 않고, 제대로 상처 받았어야 했다.
그리고 나의 아픔을 받아들이고 이해받고 싶어했던 상대의 갈망을 고스란히 받아들였어야만 했다.


비가 내리고 눈이 소복히 쌓인 설원에서의 드라이브 처럼 삶을 인정하고 나아간다.
괜찮다. 틀림없이 괜찮을 거다.


3시간이 짧을 만큼 여운이 남는 장면과 명대사 들이 가득했다.
눈물이 나는 장면들이 많았다.
오열하고 싶다면 바로 극장으로 가보기를 권장한다.



영화 속 연극, 바냐 아저씨에 나오는 독백 대사.

“바냐 아저씨, 우리 살아가도록 해요.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거예요.
운명이 가져다주는 시련을 참고 견디며 마음의 평화가 없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이 든 후에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언젠가 마지막이 오면 얌전히 죽는 거예요.
그리고 저세상에 가서 얘기해요.
우린 고통받았다고. 울었다고. 괴로웠다고요. 그러면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어여삐 여기시겠지요.
그리고 아저씨와 나는 밝고 훌륭하고 꿈과 같은 삶을 보게 되겠지요.
그러면 우린 기쁨에 넘쳐서 미소를 지으며, 지금 우리의 불행을 돌아볼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드디어 우린 평온을 얻게 되겠지요.”


덧# 메가마트 등장과 배경이 우스운 슬픔이었고, 나의 경험과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 모두 어떤 의미로 다가왔다.

경험을 하지 않으면 인간은 각성하고 배우기 힘들지만, 이 영화는 간접 경험만으로 각성에 이르르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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