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BOOK6

반응형
압도적인 석양, 그리고 하쓰미 "아까 하쓰미 씨와 당구를 치다 문득 생각했는데." "내게도 하쓰미 씨 같은 누나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 스마트하고 우아하고, 미드나이트 블루 원피스에 금 귀고리가 잘 어울리고, 당구도 잘 치는 누나 말이죠." 하쓰미 씨는 기쁜 듯이 웃으며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적어도 요 일 년 동안, 내가 남에게서 들은 말 중에 지금 와타나베가 한 말이 최고로 기쁜데. 정말이야." 기적처럼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온 세상의 모든 것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내 손과 접시, 테이블과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온통 붉게 물들고 있었다. 마치 특수한 과즙을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쓴 듯한 선명한 붉은빛이었다. 그런 압도적인 석양 속에서 나는 문득 하쓰미 씨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때, 그녀가 일으켰던 .. 2021. 1. 25.
프란츠 카프카 문학적으로 무한한 도전의 벽을 스스로 쌓고, 도전한 대문호 프란츠 카프카. 하루키의 소설을 읽다가, '해변의 카프카'라는 소설 제목으로 알게되어 궁금해졌던 인물이다. 자신을 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그야말로 '자신과의 싸움' 이라 불릴만한 바이블 그 자체였다고 한다. 나이를 먹어가며 나이브해짐과 동시에 터프해져서 뭐든 웃어 넘기게 된다지만, 그는 죽는 순간까지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소설이 미완성이고(장편 소설은 모두 미완성), 친구에게 남긴 유언으로는 모든 원고를 불태워 달라고 했다.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후세에 남기고 싶지 않았던 것인데, 남겨진 글만으로 '대문호'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천재였다니 아쉬울 따름이다. 찬사든 비평이든 후세가 평가할 여지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의미였겠지만,.. 2020. 4. 21.
무라카미 하루키 콜렉션 / Haruki Murakami Books 6권 정도 더 있는데 빠진 것도 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단연, 상실의 시대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슬픈외국어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생각해보니 가장 처음에 접했던 하루키 책은 중학교 때 친구네 집이었다. 친구 아버지께서는 해병대 중사 출신이셨는데, 생일 선물로 친구에게 사주신 책이 하루키 책이었다. 2020. 3. 26.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임을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기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내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2020. 3. 24.
압도적인 석양 / 노르웨이의숲(Norwegian wood) 내가 그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것은 십이 년이나 십삼 년이 지나고 나서였다. 나는 어떤 화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뉴멕시코 주 산타페에 가 있었다. 해질녘 근처 피자하우스에 들러 맥주와 피자를 먹으며 기적처럼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온 세상의 모든 것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내 손과 접시, 테이블과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온통 붉게 물들고 있었다. 마치 특수한 과즙을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쓴 듯한 선명한 붉은빛이었다. 그런 압도적인 석양 속에서 나는 문득 하쓰미 씨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때, 그녀가 일으켰던 내 마음속의 소용돌이가 무엇이었던가를 이해했다. 그것은 채워질 수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채워질 수 없을 소년기의 동경과도 같은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타오르는 듯한 순진무구한 동경을.. 2020. 3. 23.
Sputnik Sweetheart / MURAKAMI HARUKI 나는 그때 이해할수있었어요. 우리는 멋진 여행의 동반자이지만 결국 각자의 궤도를 그리는 고독한 금속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 그것은 멀리서 보면 유성처럼 아름답지만 실제로는 각자 그틀안에 갇힌채 그 어디로도 갈수없는 죄인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거예요. 두개의 위성이 그려내는 궤도가 우연히 겹쳐질때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마주 볼수있죠. 또는 마음을 합칠 수도 있을거예요. 하지만 그건 잠깐 _ 다음순간에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의 틀안에 갇히게 되는거예요. 언젠가 완전히 연소되어 제로가 될때까지 말이예요. Sputnik Sweetheart / MURAKAMI HARUKI 가장 마음에 드는 표지. 이건 어느나라 표지지..?! 이것도 마음에 든다. 일본 표지인데, 우리나라 표지와 마찬가지로 밋밋하지만 '금.. 2020.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