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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쓰미, 벽과 달걀

by PLEINELUNE 2021. 12. 13.

 

얼마 전 누군가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예루살렘 상 연설문을 언급하여
그 연설을 아무 생각없이 다시 읽어 보았다.

연설 핵심 내용은 벽과 달걀을 매개로 하여 시스템과 사람의 존엄성을 다루고 있는데,
우리들은 각각 고유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깨어지기 쉬운 달걀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어떤 이념이라든지 법이나 규칙 같은 것들을 시스템, 즉 벽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시스템' 이 부분에 대해서 전쟁이나 약자들에게 불합리한 법과 같은 것들만 떠올리며 이미지화 시켰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득 노르웨이의 숲에서의 나가사와와 하쓰미의 대화가 떠올랐다.

 


“넌 아무래도 내 말을 이해 못하는 것 같은데, 사람이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시기에 이르렀기 때문이지, 그 누군가가 상대에게 이해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 아니야.”

“그럼 내가 어떤 사람한테 올바르게 이해 받기를 바라는 건 잘못 된 일이야? 이를테면 네게?”

“아냐, 별로 잘못된 일은 아니야” 하고 나가사와 선배가 대답했다. “성실한 인간은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지. 만일 네가 나를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말야. 하지만 내 시스템은 다른 인간이 살아가는 시스템과는 매우 다른거야.”

“하지만 날 사랑하고 있지는 않은 거지?”

“그러니까 너는 내 시스템을⋯⋯.”

“시스템 따윈 아무래도 좋아!” 하고 하쓰미 씨가 큰 소리로 외쳤다.




시스템은 사람이 갖는 고정관념이나 고집 그리고 작게는 행동이나 말투 하나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깨어지기 쉬운 달걀' 이라는 의미이고, 사람을 존중받아야 마땅한 한 영혼으로 여긴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틀은 버리고 존중해주어야만 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틀이나 습관 버릇 같은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시스템으로 여겨질 수 있기에.


연설 전문
https://bamsky.tistory.com/75?category=396119

 

"벽과 달걀" -무라카미 하루키 2009년 예루살렘상 수상 연설 

다수의 의견이 항상 최선인가? 다수의 의견은 항상 옳른가? 다수의 의견은 항상 진실인가? '항상' 그럴 수 만은 없다. 사람이 죽는 문제라면, 그 대상이 어린이라면 어른들이 지켜줘야만 한다.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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